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주말 오후, 우리 가족은 어김없이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손에는 늘 함께하는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 가방이 들려 있었다. 푸른 잔디 위로 돗자리를 펼치고 간단한 간식을 꺼내 놓으니, 본격적인 가족 배드민턴 대회를 위한 준비가 끝났다.
가장 먼저 나선 선수는 아빠와 나였다. 평소 운동을 즐기시는 아빠는 날렵한 몸놀림과 강력한 스매싱을 자랑하셨고, 나는 잽싸게 코트를 누비며 셔틀콕을 받아넘기려 애썼다. “나이스 샷!” 아빠의 호쾌한 외침과 함께 셔틀콕은 바람을 가르며 네트를 넘나들었다. 때로는 아슬아슬하게 라켓에 맞지 않아 득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멋진 랠리가 이어질 때면 서로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다음 경기는 엄마와 동생 차례였다. 평소 차분하신 엄마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선보였고, 활발한 성격의 동생은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으로 아빠와 나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어머, 넘어간다!” 엄마의 다급한 외침에 동생은 재빠르게 달려가 셔틀콕을 받아 올렸지만, 아쉽게도 네트에 걸리고 말았다. 점수를 얻을 때마다 환하게 웃는 엄마와 아쉬운 듯 발을 동동 구르는 동생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즐겁게 했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코트 위에는 땀방울과 함께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셔틀콕 하나를 쫓아 온 가족이 함께 뛰고, 넘어지고, 웃는 모습은 그 어떤 풍경보다 아름다웠다. 서로의 실수를 격려하고, 멋진 플레이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건네는 따뜻한 대화 속에서 가족 간의 사랑은 더욱 깊어져 갔다.
잠시 쉬는 시간에는 돗자리에 둘러앉아 준비해 온 과일과 음료수를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꽃피웠다. 학교생활, 친구 이야기, 최근에 있었던 재미있는 일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배드민턴을 치며 흘린 땀방울 덕분인지, 평소보다 훨씬 더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오갔다.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할 무렵, 마지막 복식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빠와 동생 팀, 엄마와 나 팀으로 나뉘어 펼쳐진 마지막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서로의 장점을 살려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펼치는 흥미진진한 경기 끝에, 아쉽게도 우리 팀은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고 말았다. 하지만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온 가족이 함께 땀 흘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경기가 끝나고, 우리는 함께 공원 주변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함께 걸어가는 가족의 모습은 평화롭고 행복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온 가족의 웃음소리와 함께 기분 좋은 피로감이 감돌았다.
주말마다 이어지는 가족 배드민턴 시간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준다. 함께 땀 흘리며 건강도 챙기고, 서로를 응원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 속에서 가족의絆은 더욱 단단해진다. 앞으로도 우리는 변함없이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공원으로 향할 것이다. 셔틀콕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땀방울과 함께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그리고 서로를 향한 따뜻한 격려 속에서 우리 가족의 행복한 주말 오후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